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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회고 - 역마살(驛馬殺)의 해

2026.1.4 (1w ago)

2025년은 역마살의 해였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혹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많은 변화와 이동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얻었고 그 파도에 기꺼이 올라탔다.


이사

올해 두 번의 이사를 했다. 2월에 한번, 12월에 한번. 집은 오로지 나 자신 만을 위한 공간이니, 더 나은 집에서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이사를 했다.

처음 상경하여 입주한 5평 원룸을 생각하니 나 성공했구나. 많이 좁았지만, 친구들과 놀기에는 가장 재밌었던거 같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긴 싫다. 지금 집의 인프라(특히 도서관이 미쳤음)가 마음에 든다. 주말을 온전히 집에서 보내기에도 더 좋다.

더 나은 집은 청소를 자주 하게 만들고, 요리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정돈되고 청결한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그렇지만 이사는 너무 힘들다.


팀 이동

하반기, 처음으로 팀을 이동했다. 회사에서는 내가 미디어 기술 스페셜리스트로서 성장하기를 바랬던거 같다. 대학생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프론트엔드를 깊게 학습하고 개발했던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척 했지만, 가면 뒤로는 걱정이 가득했다. 물론, 기술은 도구일 뿐이지만 2년차 주니어 개발자에게는 앞으로의 커리어를 좌우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출처: x.com

새로운 미디어 개발 업무를 진행하다, 이전 팀의 요청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을 오랜만에 하니 너무 재밌더라. 나는 늘 '재미'를 좇았고 재미가 주는 '몰입'의 순간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을 더 하고 싶었다. 그리고 미디어가 아닌 다른 도메인 개발을 더 해보고 싶었다.


이직

결국 나는 이직을 했다. 약 2년의 시간을 보낸 회사와 동료들을 떠나는 발걸음이 꽤 무거웠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야 했다. 나는 더 혁신적인 일을 하고 싶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수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

결과적으로, 나는 '2026 카카오페이 신입크루 공채'를 통해 카카오페이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합류했다. 두 번의 코딩테스트를 거치고 두 번의 면접을 봤다. 과정은 길었고, 회사 업무로 인해 적은 시간을 활용하여 면접을 준비하니 꽤 힘들었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할 때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맘 같아서는 CS 과목(운영체제, 네트워크, 알고리즘 등)을 전부 꼼꼼히 준비하고 싶었지만, 시간상 불가능할 것이라 판단하여 CS는 아는대로 답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준비한 것들은 아래와 같다.

  1. 이력서 기반 경험
  2. 자바스크립트
  3. 리액트, Next.js

평소에도 잘 숙지하고 있다고 자부했던 것들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그저 복기만 했다. 이력서 기반 경험들은 STAR 기법으로 정리하여 준비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거짓 하나 없는 내 경험들을 썰 풀듯이 술술 말씀 드렸고, 꼬리 질문으로 인해 잘모르거나 놓쳤던 조각이 나타나면 솔직하게 인정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너무 예뻐서 이직 욕구가 더 높아졌다.

운이 좋게 카카오페이에 합격했고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어떤 문화들을 맞이할지, 그리고 어떤 것들을 이루어낼지 기대된다.


독일 여행

2025년 새해 다짐에는 크게 글쓰기, 요리, 운전, 여행, 독서가 있었다. 여행을 제외하고는 전부 실패. 하지만, 자그마치 독일을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데사우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9일을 여행했다. 2020년 2월에 다녀온 포르투갈 포르투 한달살기 이후 첫 유럽 여행이었다.

알록달록한 가을과 아름다운 색감을 가진 건축물들이 눈을 너무 즐겁게 했다. 그리고 독일 역사의 현장들은 정말 흥미로웠다. 여행지의 역사를 어느정도 알고 있으면 여행을 훨씬 즐겁게 할 수 있다.

색감이 예쁘다.

축구와 달리기

좋아하는 축구를 어김없이 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리버풀 FC를 응원했다. 5월에는 리버풀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했고, 7월에는 디오구 조타 선수가 안타까운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현재는 리그 성적이 처참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리버풀 FC를 제대로 응원한지는 벌써 8년이 넘었다. 이처럼 무언가를 덕질하는 것은 참 좋은 행위라 생각한다. 나를 즐겁게 하고(화나게 할때도 많음) 몰입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RIP Diogo.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달리기 열풍에 나도 휩쓸려 버렸다. 10km를 달리는 것은 이제 거뜬하다. 패션 러너든 뭐든 간에 달리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일이지 않는가. 페이스에 집착하지 말고 건강하게 즐겁게 꾸준히 달리자.


새해 다짐

또 어김없이 이 시간이 찾아왔다. 한 해가 지나고 나면 이룬 것도 거의 없고 의미 없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할건 해야지. 지난 새해 목표 리스트를 보면 내가 올해는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했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1. 좋은 동료되기

새 팀원들에게 좋은 동료가 되는 것이 이직한 회사에서의 단기적인 목표다.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료가 곁에 있다는 안전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2. 꾸준한 글쓰기

단골 등장. 거의 4년 연속으로 새해 다짐에는 꼭 들어가는 녀석이다. 그만큼 꾸준한 글쓰기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여태껏 한번 글 쓸때 제대로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내 생각이나 의견을 정리하고 싶을 때면 가볍게 작성해보려 한다.

3. 한달에 한권의 책 읽기

단골2 등장. 집 근처에 좋은 도서관도 하나 있겠다. 한달에 딱 한권 씩만 읽어보자. 어렵지 않잖아?

4. 하프 마라톤 완주

하프 마라톤 완주해보자. 고통스럽지 않으려면 꾸준히 달려야겠지.

5. 주 2회 달리기, 주 2회 웨이트 트레이닝

주 4회 운동하기. 2회는 달리기 2회는 웨이트로 가자. 웨이트는 왜케 재미가 없냐 진짜. 그래도 꾸준히 해야지. 거울 속 멸치 같은 내 모습을 보기 싫다.

6. 하면 좋은 것

하면 좋은 것들이다. 반드시 할거라고 안했다.



역마살이 가득 낀 2025년 덕분에 나에게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너무나도 행복했고 2026년은 더 행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 건강! 벌써 건강검진 쫄린다.